어젯밤 울 색시가 결혼할 적에 델꼬 왔던 쿠쿠 압력 전기 밥솥 6인용께서 영면에 드시었다. ㅠㅠ
변압기에 연결해서 쓰고 있었는데, 그리고 그냥 보온 중이었는데 변압기 퓨즈가 갑자기 나가버리는 것이 아닌가. 변압기는 2kW짜리이고, 밥솥은 1060W인지라 capacity는 충분했거늘...
뭐 이따금씩 퓨즈가 나가는 일이야 흔하니, 퓨즈를 다시 갈아서 끼워봤다. 퓨즈를 끼고 변압기 전원을 켜는 순간 곧바로 다시 퍽 하고 퓨즈가 나가버린다.
혹시나 싶어 그 옆에서 잘 쓰고 있던 다른 변압기의 같은 용량의 퓨즈를 끼워서 시도해 봐도 결론은 마찬가지.
변압기에 필요도 없는 power bar가 연결돼 있고, 그 power bar에 밥솥이 연결돼 있었는데, 혹시 그 power bar가 문제가 아닐까 싶어 (싶었다기 보다는 그렇게 믿고 싶었던거지. 그게 밥솥 보다는 훨씬 싸니...), 그걸 빼고 밥솥을 변압기레 곧바로 연결해서 켜 봤으나 뭐 마찬가지.
결국 퓨즈만 4개를 날려 먹고선 포기.....
를 할까하다가 밥솥을 변압기 없이 110V 전원에 곧바로 꽂았다. 220V를 110V에 꽂는 거니, 즉 낮은 전압으로 연결하는 거니 괜찮겠지 싶어서. 웬만큼 보온이라도 되겠지 싶어서...
꽂는 순간 퍼런 불꽃이 밥솥 아래에서 일어나더니 '퍼벅'이란 소리를 마지막으로 그대로 영면에 드셨다. ㅠㅠ
이걸 여기서 새거로 사려면 300불을 넘게 줘야 하는데. 흑흑 ㅠㅠ
아침에 혹시나 싶어 토론토 교차로의 무빙세일, 생활용품 이런 걸 찾아 봤는데도 밥솥은 보이지 않는다.
잘가라 쿠쿠야~
그동안 덕분에 밥 맛나게 잘 먹었다.
다음 세상에서는 꼭 Nikkor 55-300mm f4-5.6 렌즈나 SB-600 또는 800 플래쉬 같은 걸로 태어나 나와 또 다시 만나자. ㅠㅠ
내 밥솥, 황금동솥 내 밥솥, 내 밥솥~!!!
답글삭제손꼽히는 가문 출신인 너를 데려와 3년 내내 매일 같이 보듬어 따따하게 해주고 예뻐해주었거늘...
짧은 시간만 허락한채 떠났구나.
너를 품에 안고 보내지 못하는데,
너를 살해한 놈이 너를 추운 한 길에 내놓아버렸구나.
아아
내 밥솥, 황금동솥 내 밥솥, 내 밥솥~!!
물 설고 흙 설은 머나먼 이국땅에 너를 묻어야하는구나.
매일 아침, "압력 취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압력 취사가 완룍 되었습니다, 밥을 저어주세요" 하는 너의 낭랑한 목소리를 내 어찌 잊으리.
나의 손끝마다 일일이 대답해주던 너의 친절을 내 어찌 잊으리.
착한 가격의 하얀 피부, 그리고 황금동 속살.
내 어찌 너를 잊으리...
밥솥 밥솥, 내 황금동솥 압력 밥솥...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답글삭제좋은 곳에 갔을 겁니다.
답글삭제먼 곳에서 우리 밥상을 지켜보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살해라는 표현은 적법하지 않습니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과실 치사라고나 할까요.
(봉주르) 분홍님 댓글은 현대적 규방가사의 백미라 할 수 있겠습니다. 더욱 더 분발해주시길...
답글삭제봉주르형, 규방가사 ㅋㅋㅋㅋㅋㅋㅋ
답글삭제한참 웃었어요. ^^
감사합니다. 더욱 분발하여 규방가사의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겠습니다.
답글삭제늦으막지게 해외 파견생활이 시작되어
삭제그래도 나이 먹은 사람한테는 밥심이 보약이려니 하고
맛있는 밥 지어 먹으려고 오버 챠지 물으면서
쿠쿠를 에콰도르까지 댈고 왔는디
요 110V가 태클을 걸어야
감히 220V한테 덤벼부러
행여 요것이 설마 하고 코드를 꽂고 기다리는디
엄마 몇 시간이데도 밥 됐다는 멘트가 없어야
행여해서 열어보니 으메 쌀이 아직도 수영장에서
잠수를 하고 있네
숨맥힐턴디
그려 병은 알리라고 혔겄다
멘토가 볼펜 용수철을 자르더니 퓨즈하고 동침을 시키네
일단 밥은 잘 되었다
보온도 하루 꼬박 잘 되고
혀서
쌀을 씻어 앉히고
옆에서 설거지 하다본께
뭣이 퍽하는 소리가 들리더니만
쿠쿠 얼굴을 빙빙 돌면서 맛사지 하던
거시기가 안 보여
해서 봤더니 이번엔 아예
퓨즈가 분신을 해버렸드만
동침을 시켜놨드니만 너무 뜨거웠냐벼
이걸 어쪄꼬~~
쿠쿠를 너무 사랑하다본께 생긴 일인디
누굴 뭐라고 헐겨
환경이 땜새 그렇지 쿠쿠가 나를 배신한게 아닌께
계속 연구를 해야쓰겄지
마님이 사준 정성이 어딘디..^^